요새는 과제도 별로 없고, 시험도 아직은 살짝 남았고, 일도 별로 없고, 그렇다고 놀아주는 사람은 더더욱 없는 그런 뭔가 허전한 자유를 누리고 있다. 왠지 모르게 그런 순간순간들이 억울하긴 한데, 그렇다고 대놓고 놀기도 좀 그렇고, 흠흠. 살짝 방황 모드죠. 그냥 대놓고 놀면 될 것을. 하지만 분명 12월이 되면 지금의 이 분위기를 그리워 할 것이 뻔하기 때문에 그냥 즐기기로 맘 먹었다. 이것도 나름 괜찮은 거지 뭐.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혼자 즐길 수 있는 애들이랑 친구먹게 되었는데 결국 책이랑 드라마가 최근 내 베스트 프랜드가 되어 버렸다. 도서관에서 보고 싶은 책은 좀 무리다 싶을 정도로 빌려 놓구선, 어떻게든 기를 쓰고 다 보려고 노력하기도 하고, 평소땐 지나가다가 재미있는 기사가 보여야 사보던 SPORTS 2.0 도 꼬박꼬박 사고, 여기 몇 번 포스팅 했듯이 연애시대에 다시 빠져서 살고 있기도 하다. 

'행복' 이란건 뭘까요? 난 지금 행복한가? :) 거 참 심심하니깐 내가 별 희한한 생각을 다 하는군.

어제는 후배랑 술을 마셨었죠. 후배가 좀 안 좋은 일이 있어서 죽어라 마시더라. 4년을 안 후배인데, 그렇게 많이 마시고 취한건 처음 봤다. 그리고, 휘청 휘청 거리다 당연한 듯이 울더라.

난 언제 남 앞에서 울어 봤더라?

'행복' 이라는 개념도 그렇고, '남 앞에서 우는 것' 도 그렇고, 이 둘은 뭐라 정의할 수 없는 애매모호함이 있다. 사람마다 다 틀리니깐. 이 두 개념은 모두 '느낌' 과 연결된다. 그리고 '느낌' 은 주관적이니깐, 다른 사람이 뭐라 판단할 수 없는 거거든. 아 그게 문제였어. 내 행복은 나만 아는 것일텐데, 난 왜 자꾸 책이나 영화, 글을 뒤적거리며 객관적인 정답을 찾으려 했던 거지? -_- 바보.

결국은 내가 알아내야 하는 거야. 그닥 힘든 일도 행복한 일도 없는 무미건조한 그런 삶. 나쁘진 않지만 좋을 것도 없는 것 같거든. 행복도 있고 슬픔도 있는 그런 삶으로 가는 길.

사람 앞에서 우는건 참 쪽팔리는 행동이지만, 그만큼 순수한 감정의 표출도 없을 것 같다. 눈물이란건 소크라테스의 말마따나 그 자체만으로도 정화의 힘이 있는 거다. 울고 나면 기분 좋지 않어? 나 그 기분도 참 좋아했었는데.

난 위로가 받고 싶은 것 같다. 난 내가 24살이 되면 당연히 행복해 질 줄 알았었다. 99%미래 지향적이던 나란 인간은 힘들때 마다 '중간고사가 끝나면 행복해 지겠지', '제대를 하면 행복해 지겠지' 라며 순간순간을 즐겨 왔었다. 내 미래는 항상 과거보다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누적된 결과는 행복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것 같다. 행복으로 가는 길은 마치 거울과 거울을 마주 놓은 것처럼 끊임없는 것 같다. 내 행복은 도대체 어디로 간거야? 행복이 어렵다면 슬픔이라도!

그리고, 생각해 보면 거기엔 몇개의 장애물이 있는 것 같다. 우선 나의 성격.

완벽한 모습을 보이려는 나의 태도는 좀 없애야 할 필요가 있다. 솔직히 아침에 입고나갈 옷이 좀 구겨 졌다고 해서 그걸 눈치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 옷에는 항상 저 옷을 맞추어서 입을 필요는 없는게다. 내 방에 무럭무럭 크고 있는 허브가 햇빛을 너무 좋아해 45도로 자라나고 있는데 그걸 바로 해준다고 매일 같이 애를 돌려주었더니 이제는 완전 꽈배기가 되어 버렸다. 그래, 허브가 꼭 콩나물 마냥 일직선으로 자라야 한다는 법은 없는 거였어.

정답은 없겠지만, 1. 나에 대한 문제를 객관적인 곳에서 찾지 말자, 2. 완벽한 척 하지 말자. 는 좀 고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후배님에게 어서 평안이 찾아왔으면 좋겠다. 그녀의 결론이 어떻게 나오든 말이다. 사람 앞에서 우는건 그걸 보고 있는 사람에게도 안타까움을 자아내거든.


Posted by asuw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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